©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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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위에서 마주한 P·P·BAKERY는 기존 구옥의 형태를 과장되게 변형하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건물의 결을 존중한 채 차분히 정돈된 인상으로 자리한다. 벽돌이 지닌 물성과 시간의 흔적은 그대로 남겨두고, 그 위를 화이트 도장으로 덮어 하나의 톤으로 수렴시키며 절제된 새로움을 부여한다. 새로운 요소를 덧붙이기보다, 건물이 본래 지니고 있던 조건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태도가 외관에서부터 분명하게 읽힌다. 구조적으로 한 층을 올려 진입해야 하는 동선은 이 공간의 경험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계단 끝에서 마주하는 입구에는 솔리드한 문에 타공 디테일을 더해, 내부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시선을 조율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작은 틈 사이로 비치는 내부 공간과 빵의 풍경은 단편적으로 스쳐 지나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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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옥이 간직한 박공지붕의 선명한 존재감은 1층과 2층을 관통하는 내부로 이어진다. 철거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난 박공지붕의 형태와, 옛 건축 방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친 콘크리트의 질감은 정리되거나 감춰야 할 요소가 아닌, 이 장소가 오래도록 축적해 온 시간의 밀도로 다가왔다. 이에 설계는 덮는 방식 대신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기존 박공지붕의 우드 마감과 구옥의 구조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그 위에 새로운 디자인을 덧입히는 방식을 택했다. 노출된 골조에는 화이트 페인트를 더해 시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요소들이 명확하게 인지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췄다. 이때 기존의 흔적은 미완의 상태가 아닌, 프로젝트가 출발하는 하나의 조건이자, 공간을 완성하는 중요한 축으로 작동한다. 가구와 디테일에는 보다 선명하고 긴장감 있는 조형 언어를 담아, 아르데코의 미감을 은은히 환기하는 오마주를 연출하였다.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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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INFO


Lead Designer
조상준 (Studio tama)

Design Team
정재희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0길 29, 1층

규모
140㎡

면적
2개 층

마감재
벽체. 페인트
천장. 페인트
바닥. 데크 위 페인트(1층), 강마루(2층)

완공 연도

2025

사진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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